• 최종편집 2024-04-23(화)

“연극의 날” 끝으로 제천문화주간 막 내려

[문화] 24~30일,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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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31 16:08   조회수 : 37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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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후 2시, 충북 제천 의림지 역사박물관에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제천지회가 주최하고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가 주관하는 ‘연극의 날’ 행사가 마스크 착용과 열 체크 등 코로나19 방역을 엄수하며 열렸다. 요일별로 다르게 진행된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의 프로그램 중 마지막 행사이다.  행사는 제천전통예술단의 대북 공연, 대한시조협회 제천지회의 시조 공연,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의 연극 공연, 시민과 함께 하는 강강술래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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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충북 제천 의림지 역사박물관에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제천지회가 주최하고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가 주관하는 ‘연극의 날’을 끝으로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 행사가 막을 내렸다. © 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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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전통예술단의 대북 공연 모습. © 임지윤

 

 “연극에 풍덩”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문화재 단지에 있는 조선시대 축조 건물인 금병헌을 배경으로 <앵벌사또전>이라는 풍자극이 펼쳐졌다. <앵벌사또전>은 조정에서 잘나가던 장원급체 출신이 줄을 잘 서지 못해 문파 세력 몰락과 함께 강등되며 청풍 부사로 부임한 이후 겪는 이야기를 엮은 내용이다. 돈을 밝히는 청풍 부사는 한양보다 모든 것에서 불편한 제천 청풍에 실망한다. 조선 시대가 배경이지만 오늘날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임 첫날부터 골치 아픈 마을 사람들의 간통 사건이 발생한다. 사또는 기지를 발휘해 불쌍한 여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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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문화재 단지에 있는 조선시대 축조 건물인 금병헌을 배경으로 한 풍자극 <앵벌사또전>. © 박영기

 

형방 : “사또. 이곳은 산 좋고 물 맑아 머리 식히시기에는 와따입니다요.”


청풍 부사 : “(손 짓으로 돈 모양 가리키며) 요고, 요고는 잘 들어오느냐?”


형방 : “한양에 비하면 한참 모자랄 것입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 30여 명 사이로 배우들의 대사가 울려 퍼지자 다른 공연 때와 달리 관람석은 조용해졌다. 중간에 누가 시끄럽게 하거나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면 되감기로 다시 볼 수 없는 실시간 형태의 ‘거리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극이 절정에 가까워질수록 관객들은 마음을 놓고 떠든다. 배우들이 관객석까지 걸어와 관객을 불러내고 춤과 노래를 함께하며 호응을 유도하니 아무리 낯가리는 사람이라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관객은 “어이쿠, 그러면 되나?”라며 곤장을 맞는 배우를 걱정하기도 하고 “그놈이 맞다”며 죄인이 누군지 알려주기도 한다. 곳곳에서 까르르하는 웃음과 박수 소리는 커지고, 배우는 더 신이 나 대본에도 없는 애드리브까지 하며 열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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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벌사또전>은 거리극으로서 배우들이 관객석까지 걸어와 관객을 불러내고 춤과 노래를 함께하며 호응을 유도한다. © 박영기

 

<앵벌사또전>은 제천 지역을 위해 매년 새로운 문화자원을 창작하며 이야기를 개발하는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가 거리극, 관객 참여극 형태로 올해에 만든 작품이다. 20분 정도 되는 단막극을 본 뒤 관객들이 연극에 등장하는 관광지에 직접 가서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제천 지역 관광 명소를 무대 연출로 최대한 살렸다.


“제천 시민이 연극 접할 기회 부족해”


제천에서 2005년부터 극단 생활을 시작해 동국대학교 연극학 석박사 학위를 마친 뒤 6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 이야기를 개발하며 <앵벌사또전>을 연출한 최일준(42)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 지부장은 “연극은 무대미술, 음악, 문학적 요소 등이 결합한 종합예술로서 제작과 연습 비용이 많이 든다”며 “특히 개발한 레퍼토리를 계속해서 공연할 수 없어 끊임없이 새로운 작업을 해야 하는 예술”이라고 연극을 소개했다. 그는 <앵벌사또전>에 관해서는 “시민과 함께 공감하며 만드는 거리극으로서 제천 명소마다 있는 이야기를 잘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연극을 안 보는 이유가 두 가지예요. 한 가지는 재미가 없다는 것인데, 이는 연극하는 사람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죠. 다른 한 가지는 연극을 접해볼 기회가 없는 것이에요. 서울처럼 언제나 대학로만 나가면 바로 표를 끊어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에 잠깐 작품이 왔다 가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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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일준(42)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 지부장이 <중부저널> 임지윤 기자와 인터뷰 중이다. © 김서윤

 

제천시에서 한국연극협회에 등록된 극단은 3개, 등록되지 않은 극단은 여럿 된다. 최 지부장은 제천에서 연극을 제작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연극 문화가 다른 예술에 비해 지역 안에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코로나 상황으로 관객을 불러 모으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인구 13만 소도시인 제천에서 연극이 활성화하려면 제천시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제천에는 제천시가 운영하는 시민회관 소극장과 문화회관 두 곳이 극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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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이 끝난 뒤, 곤장 등 무대 뒤 편에 남아 있는 소품들. 연극은 무대미술, 음악, 문학적 요소 등이 결합한 종합예술로서 제작과 연습 비용이 많이 든다. © 임지윤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는 최근 5년간 제천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옥순봉을 중심으로 단원 김홍도의 옥순봉도에 얽힌 사연을 풀어나가는 연극 <가슴으로 그린 산수화 단원절세보>, 옥순봉을 놓고 청풍 군수 권곤과 단양 군수 퇴계 이황이 갈등을 빚는 <퇴계우화>, 옥순봉에서 퇴계 이황을 그리던 관기 두향의 이야기 <두향연가>, 의림지 순주섬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한 <우륵, 가얏고의 노래>, 제천지역 의병들의 이야기를 창작한 제천의병제 뮤지컬 <다시, 팔도에 고하노라>, 시멘트 회사 노동자 아빠와 딸의 이야기를 그린 <그리운 입석>, 조선시대 청풍강에 매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던 충청감사 조정철의 일대기를 그린 <그리운 홍랑> 등 매년 2편씩 문화자원을 소재로 연극을 제작했다.


올해는 <그리운 입석>으로 충북연극제에서 수상했고 현재 시민회관에서 유료 공연으로 매회 만석을 이루며 흥행 중이다. 최 지부장은 “올해 12월 4일부터 6일까지 제천 문화회관에서 <매화가 될까?> 뮤지컬이 열린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매화가 될까?>는 옥순봉을 소재로 퇴계 이황가 기생 두향의 슬픈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로 제천시와 강원도 원주시의 교류를 통해 제작 중이다.


“살기 좋다 우리 제천 강강수울래”


“자연으로 치유되네. 강강수울래. 제천 십경 둘러나 보세 강강수울래.”


강강술래를 끝으로 전문예술인과 제천시민이 함께하는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이 막을 내렸다. 강원도 원주와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며 사흘째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리를 나타내는 가운데 손과 손이 맞잡고 원을 그려 도는 강강술래 특성상 코로나 방역에 흠을 낸다는 일부 우려도 있었다. 그런 우려를 받아들여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제천지회는 서로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대신 긴 줄을 잡고 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강강술래 행사를 진행했다. 현재 제천은 코로나 확진자가 3명이지만 모두 외부인이며 제천 안에서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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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강술래를 끝으로 전문예술인과 제천시민이 함께하는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이 막을 내렸다. 서로 손을 잡는 대신 긴 줄을 잡고 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강강술래 행사가 진행됐다. © 임지윤

 

강강술래 행사에 참여한 엄태영(63, 충북 제천·단양) 국민의힘 의원은 “그동안 정기 국회 일정 때문에 찾아오지 못했는데, 주말이라 내려와 보니 제천문화주간을 통해 다채롭고 알찬 행사가 많이 열린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제천에 문화 저변이 넓어질 수 있도록 제천시문화재단을 중심으로 많은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저도 뒤에서 적극적으로 응원하며 기회 될 때마다 힘차게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엄태영 의원을 더불어 배동만 제천시의회 의장 등 10여 명의 내빈이 자리했다.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은 24일 ‘국악의 날’을 시작으로 25일 ‘문인의 날’, 27일 ‘사진작가의 날’, 28일 ‘미술의 날’, 29일 ‘음악의 날’ 30일 ‘연극의 날’을 개최했다. 한국예총 제천지회 소속 국악협회를 포함해 7개 단체(국악협회, 문인 협회, 사진협회, 미술협회, 음악협회, 연극 협회, 연예협회)가 행사를 함께 준비했으며 시니어 여성합창단, 해오름 전통예술단, 제천시 건강가정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등 다양한 문화예술단체가 합창, 춤, 색소폰 연주 등으로 행사 기간 내내 힐링 무대를 꾸몄다. 무대 주변에는 제천 지속 가능발전협의회와 세명대 지역 문화연구소 등 시민단체 부스도 운영 중이고 각 협회가 단체 성격에 맞게 국악기 체험, 느린 엽서 쓰기, 무료 사진 촬영, 마스크 페인팅, 악기 만들기, 공연 의상 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요일별로 다르게 진행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88875)에도 실립니다. <중부저널>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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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맨

안녕하세요. 충북 제천의 지역 언론 '중부저널' 열정맨, 임지윤 기자입니다.

열정맨이 '중부저널'에서 쓴 뜨거운 기사, '“연극의 날” 끝으로 제천문화주간 막 내려'를 소개하려 합니다.

지난 30일 오후 2시, 충북 제천 의림지 역사박물관에서 한국예술 총연합회 제천지회가 주최하고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가 주관하는 ‘연극의 날’을 끝으로 전문 예술인과 제천 시민이 함께하는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 행사가 막을 내렸습니다. 제천에서 연극을 15년째 해온 최일준(42) 한국연극협회 제천지부 지부장의 소망과 피날레 무대인 ‘강강술래’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jbjn.kr/news/view.php?no=173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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